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우리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이 되기에
일전의 에피소드와 생각에 대해 잊지 않기 위해
정리해본다.
급해지면 다양한 키워드로 검색해보는 모든 예비 엄마, 아빠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
(마치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자로 잰 듯한 정확한 가동 일정>
우리의 아기 계획은 굉장히 체계적이었다.
바이오 산업에 종사하는 남편과 생물학적 지식과 업무 경험을 가진 아내의 합작으로 (특히 최근 2년 간의 수험 공부까지) 마치 의약품 첫 배치 생산 계획을 잡는 담당자들처럼 날짜 하루하루까지 모든 케이스를 계산하였다.
- 만약 시험에 합격하여 입학을 하게 된다면?
- 우리 여행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는?
- 아기 생일이 다른 가족들과 겹치지 않게 위해서는?
-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을 때 출산하기 위해서는?
- 생리 주기 상 언제 시작해야?
등 등.
이렇게 체계적으로 계산된 일정 상, 여행 직전이 가동 Best 시기였고 최선의 노력을 한 직후 우리는 조금 늦었지만 아무튼 신혼여행인 Late Honeymoon을 위해 포르투갈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가동 일정을 위한 체크 사항>
배란일에 맞춰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배란 테스트기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보통, LH 호르몬의 농도로 측정하며, 배란 테스터의 색이 찐해지면 24~36 시간 내로 배란이 발생한다.
배란된 난자는 24시간, 정자는 보통 72시간 정도 생존이 가능하므로 이틀 내로 실행해야 한다!
<대단이와의 첫 만남>
다음 생리 주기가 다가올수록 조금씩 초조해졌고, 무심한 척 와이프에게 테스트 해봤어? 라고 넌지시 물어봤다.
대수롭지 않고, 최대한 부담 주지 않는 어투로.
나보다 분명 더 궁금해하고 있을테니 내가 초조해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게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날, 나는 여느 때와 같이 퇴근을 했고 와이프는 별 말 없이 저녁을 먹었다.
'뭐 아직인가보네'
늘 그렇듯 컴퓨터를 켰고, 나는 하마터면 소리 지를 뻔 했다. 아니 사실 질렀던 것 같다.
선명한 두 줄의 테스터 사진이 내 34인치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Hello, Daddy라는 와이프의 손글씨가 나를 향해 인사하고 있었다.
'하, 왔니?'
소리를 지르며 거실에 있던 와이프에게 갔더니, 웃으며 하나를 내밀었다.
상자 안에 들어있던 포장재들과 아까 화면에서 본 두 줄 짜리 테스터, 그리고 편지.
그것이 대단이와의 첫 만남이었다.
뭐 대박이를 실제로 본 것은 아니었지만, 두 줄 보면 아무튼 본 거라고~ 우기던 남편이다.
그리고 생물에 무지한 나는 두 줄만 뜨면 바로 산부인과로 가는 줄 알았지, 그 뒤에 확인해야 할 것들이 그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
<첫 산부인과는 언제 가야할까?>
우선, 임신 테스트기 상 뒷쪽의 라인이 앞쪽의 라인보다 진해질 때까지 이틀에 한 번 해보고 그 색깔이 역전되면 산부인과를 갈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거실에는 테스트기가 쌓여가고 왔다갔다하면서 마치 어릴 적 어항의 개구리알이 언제 부화하나 들여다보고 있던 것처럼 계속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 이제 이 정도면 갈만하다 갈만해
<산부인과 결정 기준>
사실 이 부분은 전적으로 와이프의 선택을 따랐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적을만한 내용이 없다.
허나, 분당제일여성병원이 꽤 괜찮다는 정보를 입수한 와이프가 지난 5월 산전 검사 및 남편의 사전 검사도 함께 진행했기에 고민 없이 해당 병원으로 정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아무리 좋은 병원이라도 집에서 멀면 안된다.
긴급한 일이나 진료를 가야할 땐 결국 가까운 게 최고라는 것.
집에서 그나마 20~25분 거리였기에 부담없이 갈 수 있었다.
<임신 주수에 대한 놀라운 사실>
나에게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임신 테스트기를 통해 임신을 확인했을 때는 이미 임신 4주 차 사이라는 점이었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고 착상된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 생리일을 기준으로 임신 주수를 산정하기에
두 줄이 떴을 때는 이미 다음 생리 주기가 된 것이기 때문에 4주차 가량 된 것이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저.. 임신 5주차에요...' 하는 장면을 보면서
아니 5주차나 될 때까지 임신된 건 모를 수가 있나? 라는 느슨한 의문을 가졌던 나에게 긴장감을 주는 새로운 사실이었다.
그렇게 임신 4주차 와이프의 남편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분명 고등학교 생물 1에서 배운 거 같긴하다.
<4주 차에 내가 옆에서 본 증상>
아직은 없었다. 아직은 없는 거 같았는데 4주차 말이 되어갈수록 와이프가 유난히 더 누워있었고, 뭔가 살짝 숨기는 듯 하긴 했다. 뭐지?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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