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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사진은 구도를 담는 기술이다.


‘와 여기 진짜 예쁘다. 사진 찍어야겠다’
여러분이 휴대폰 카메라를 켜거나, DSLR을 들고 전원을 켰을 때는 분명 어떤 장면이나 피사체를 찍기 위함일 겁니다. 이렇게 사진을 찍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마주한 상황의 아름다움이나 분위기를 기록하여 소장하거나 공유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혹은 한정적인 피사체에 대한 나만의 시선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진에 담은 사진가의 목적을 ‘주제’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한 장의 사진에 주제를 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도전하게 됩니다. 특히 ‘구도 構圖’의 변화를 통해 보다 쉽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번 Chapter에서는 구도의 변화를 통해 주제를 담는 방법에 대해 제안해보려고 합니다.

구도를 담다.


구도는 미적 효과를 얻기 위해 전체적으로 조화되게 배치된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1월 Tip에서 이야기한 수평, 수직 정렬을 포함하여 피사체를 사진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 어느 방향에서 찍을 것인지 등의 구성이 모두 구도에 해당합니다.

정면 구도를 통해 깔끔한 표현
대각선 구도를 통해 전체적인 배열을 표현

기본적으로는 가로와 세로 구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로는 수평선, 지평선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편안함과 침착한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좋고, 세로는 역동성이나 흐름 등을 나타내기에 좋습니다.

편안하고 고요한 수평선
역동적인 수직선



이 외에도 다양한 구도가 있지만 가장 직관적인 두 가지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높게 또는 낮게 (High or Low).

사진의 구도를 통해 분위기를 담을 때, 가장 도전해 보기 쉬운 방법은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선의 높낮이 변화입니다. 대상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에 따라 카메라를 위에서 또는 아래에서 찍어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높은 시선으로 담다.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담고 싶거나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표현하고 싶다면 위에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담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피사체나 풍경보다 높은 곳에서 카메라로 담는 것을 하이 앵글 High Angle이라고 합니다.
전망대나 산에 올라 주위 풍경을 볼 때를 상상해 봅시다. 높은 곳에 올라가 드넓은 경치를 볼 때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죠. 지상의 압축적인 모습과 대비되도록 하늘을 더 많이 배치하면 시원한 개방감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보기 때문에 수평과 수직의 선은 더 맞추기 쉽습니다.

함축적으로 담는 높은 시선


하이앵글을 가장 잘 활용한 방법은 항공 샷입니다. 모든 피사체는 입체이기 때문에 적절한 구도를 만드는 것이 어렵지만 항공 샷의 경우 피사체의 입체감을 최소화하는 반면 배경의 각도와 수직, 수평 등을 의도적으로 배치하기 좋기 때문에 정갈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약간의 변화만으로 강조의 효과를 줄 수도 있습니다.

수평 수직을 강조!!


혹시, 이제는 옛말 퀴즈에서나 나올 법한 ‘얼짱 각도’라는 단어를 기억하실까요?
실물보다 잘 나오기 위해 45도 오른쪽 위에 렌즈를 놓고 살짝 눈을 올려 떠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그저 얼짱의 필수 요소인 줄 알았지만 실제로 눈, 코를 부각하여 현대적 미의 기준에 조금 더 가깝게 찍는 하이앵글을 활용한 기술입니다. 인물이나 피사체의 어떤 모습을 강조해서 담아보고 싶다면 과감하게 높은 각도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용기를 내보세요. 이때, 부각하려는 곳을 제외한 부분은 압축적으로 짧거나 작아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반려동물이 귀여운 이유는 우리가 늘 얼짱각도에서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요?


낮은 시선으로 담다.
하이앵글과 반대로 로우앵글 Low Angle은 웅장함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나무, 숲길, 건물 등 길이를 강조하여 웅장함이나 압도감 등을 표현하고 싶다면 로우앵글을 추천합니다.

웅장한 느낌!


인물 사진의 경우, 아래에서 위로 찍으면 키가 커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전신을 찍는다면 명치 높이에서 휴대폰을 살짝 위로 기울여 낮은 곳에서 위를 보는 느낌으로 찍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바라보는 높이를 조절함으로써 높게 혹은 낮게 담는 방법은 원하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강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둘째, 빼면서 담다.

빼면서 담는다는 말은 생소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담아야 하는 사진에서 뺀다…?
요리에 비유하자면, 여러 향신료를 쓰는 것보다 하나의 좋은 재료만 푹 고아 우려내는 것이 더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느낌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많은 정보를 담기 위해 하이앵글이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를 앞서 드렸지만, 다양한 배경이나 피사체를 함께 담는 것보다 때로는 간결하고 단순한 구도로 일부만 담는 것이 사진을 보는 이에게 더 직관적으로 주제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보이는 그대로 담을 때!
배경은 빼면서 성당만 담을 때!


크리스마스날의 명동 성당 앞 카페, 정말 추웠지만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사람들과 그 앞 성당을 담고 싶은 마음에 셔터를 눌렀습니다. 하지만 왼쪽 사진은 주변 많은 인물이나 배경으로 인해 성당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전하지 못하고 어수선한 느낌입니다. 사진을 어수선하게 만드는 배경을 빼고 담백하게 오른쪽과 같이 성당과 그 앞 사람들만 담아봅니다. 마치 유럽 어느 성당 앞에서 도란도란 저녁을 즐기는 관광객의 이야기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않나요? 이처럼 촬영하고자 하는 피사체 이외의 배경은 간결하게 빼면서 담아본다면 조금 더 집중도 높은 사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찍어 놓은 사진을 임의의 여러 구도로 잘라보면서 구도에 따라 사진이 어떤 다른 느낌을 가지는지 비교해보는 방식으로 연습해 볼 수도 있습니다.

Frame in frame, 저의 최애 구도 입니다.


또한, 위처럼 배경을 흐릿하게 하는 등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사진 관련 블로그나 서적, 가이드 영상 등 어느 콘텐츠를 찾아봐도 늘 교과서처럼 나오는 문구가 있습니다.
‘사진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정답이 없다는 것이 정답인 아이러니한 사진의 세계이지만, 주제를 담기 위해 구도를 고민하는 시간이 저희만의 사진 영역을 크게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등대의 2화 틈새 TIP>
“파노라마를 활용하자”
지난 글 댓글 중, 모델의 발목을 자르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였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굉장히 높은 등대나 구조물, 건축물 등의 앞에서 사진을 찍게 되면 엄청 멀리 가야 하거나 광각으로 찍어야 해서 왜곡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이럴 때 휴대폰의 파노라마 기능을 유용하게 쓸 수 있습니다.

카메라 – 파노라마 – 카메라 수직 방향으로 세우기 – 원하는 만큼 촬영 후 종료


그럼 결과물을 볼까요?


가로로 긴 건축물이나 풍경에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하듯이, 세로로 높은 경우에도 파노라마 기능을 활용하여 깔끔하게 배경을 최소화하여 촬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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